소소한일상

다래순나무열매

임재수 2022. 11. 4. 18:54

다래순나무열매

소소한 일상

2020-09-20 00:53:33


아주 어릴 때 청너머 밭가에서 따온 다래를 소쿠리엔가 담아 오래 두고 먹었었다. 어쩌면 아랫목에 두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조금 불확실하다. 그 달콤하면서도 약간 아린 듯한 미묘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다래도 다래나무도 보이지 않았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봄에 다래순을 채취하면 다래(열매)가 달리지 않는다고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 열매가 없으니 한동안 내가 알아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밭 옆으로 농로가 나면서 그 무성하던 다래나무는 다 사라지고 이제는 조금만 남아 있다.

 

어느날 예초기 차에 싣고 나서는데 장모님따님께서 물었다.

뭐 할라고?”
청너머 두릅밭에 풀깎을라고”.
올개는 잘라 내만 안대여
?”
다래순나무
ㅋㅋ 또 그카네 따라 해봐 다래나무
대충 알아 들어

장모님따님은 다래덩굴을 두고 다래순나무라고 부른다. 중동면 오상리서 자랐으니 아마 다래를 본 적도 없고 먹어 본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다만 봄에 따는 산나물 중 다래순이 제일 귀하니 그렇게 부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전 웃마을 김00여사께서 다래를 한 소쿠리 주고 가셨다. 우리 집 위쪽에 밭을 붙이는데 지나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그날 씻어서 먹어 봤을 때는 맛이 영 아니었다. 그런데 며칠 동안 후숙이 되었던지 오늘은 훨씬 맛이 좋았다. 옛날 그맛이 아닌 것은 내 입맛이 고급이 된 탓이라고 생각하면 많이 먹었다 그리고 무엄하게도 놀리고 나섰다.

이게 먼지 알아유?”
다래! 그것도 모릴까바?”
“틀리써! 이건 다래순나무열매야

먼 말이여?”
한참 후에 내 의도를 알았는 모양이다.
날 보고 장모님딸이라 카는 거나 같은 거 아이가

 

'소소한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삿날 생떼를~  (0) 2022.11.04
세 개의 생일  (0) 2022.11.04
역겨우면서 묘하게 그리운  (0) 2022.11.04
왜 벌써 기~ 나와써  (0) 2022.11.04
시키는일이나  (1)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