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무골호인

임재수 2022. 11. 4. 22:30

무골호인

세상과 더불어

2022-02-25 22:54:03


-- 효성이 너무 지극하셔서 걱정이야!
-- 그럼 좋은 것 아니요?
-- 반드시 그런 건 아니네!
-- 도대체 무슨 말이요? 제왕은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아무리 모후라고 하더라도 국정에 대한 간섭은 과감하게 뿌리쳐야 한다 이말이네!
-- 그래요?

-- 무골호인은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없다는 말이지!

 

상당부원군이 성종을 두고 한 걱정이다. 이 예상은 결국 적중하고 말았다. 상당한 치적을 쌓았고 성군의 칭송을 받았던 임금이었다. 하지만 비극의 씨앗도 함께 뿌렸던 것이다. 중전 윤씨를 폐위시키고 끝내 사약을 내리고 만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극한 효성과 대비의 과도한 간섭이 중요한 원인이었다고들 한다. 성종의 뒤를 이어 즉위한 연산군은 어머니의 비극적인 최후를 알게 되었다. 그러니 피비린내 나는 복수의 광풍이 몰아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상당부언군이 저런 말 항거 만나?

--아니 최종원씨!
--머시라?

--[왕과 비]에서 한명희로 나아서.

--아! 칠삭동이, 나도 생각난다.
--그만 정하연씨가 한 말이네!
--인수대비가 윤비 쪼까냈다 카는 거는?
--월탄이 쓴 "금삼의 피"에서 밧지를!

--어이어이, 그건 소설이자나!

--그건 그렇고 무골호인이 머냐?

--착하기만 했지 줏대가 읍서, 이쪽저쪽 눈치만 살피고 결단도 몬하고, 갈팡질팡하는 사람!

--그럼 우유부단항거네

--마자! 형하고 형수가 엄마를 헤코지하는데 욕도 못하는 사람!

--엄마가 맞고 있으만 말리고 나서야 하고 힘이 부족하만 칼이든 몽둥이든 들어야 하는거여!

--아무튼 무골호인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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