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더불어

추석차례

임재수 2022. 11. 4. 23:13

추석차례

가족과더불어

2022-09-10 21:27:27


--아부지요 잔 받으시와요
--따라 바라!
--요건 둘째가 보낸거고요 조거는 막내가 사온거라요.

--그런데 먼닐 인냐?
--영감도 참, 오늘이 추슥잉거 몰랐수?

--머라? 그만 제대로 해야지?

--잴로 잘나가는 선비들이 승균간에서 모이까고 전 안 꾸우도 댄다캐써요. 그래도 우리는 전도 꿉고 쪼구 탕국 오채 나물에다가 싱핀 등 이만하만 댄거 아임니까?
--니한테는 내가 시방 음석투증하는 걸로 비나?.

--그만 왜 그러심니까?
--그거 아무리 마이 채리도 우리가 먹고 가냐? 싸고 가냐? 순서가 뒤죽박죽 엉망이자나!
--한분 틀링거 가이고 그카시만 너무 하신 거 아임니까?
--홀기 맹글어서 구령에 맞차서 항께 분이기 살아 나더라만!

--그기 말입니다. 사람이 느무 적응께 홀기 보다가 술따르다가 젓가락 옮기고 일인 삼역 아니 오역항께 정신없어서~
--끄다 붙이기는 잘한다마는 니 마미 콩밭에 가 인는 탓 아이더냐?

--콩 농사 안하는걸요!

--말하자면 그러타, 이말이다. 산에 버섯 따로 댕기니라 정신 줄 노코 잇는거 내 다 안다!.

--한마실에 살민서 이웃들캉 어울리다 봉께 어쩔 수가~
--그건 안다마는 무슨 일이든 너무 빠지만 안 대는 거다.

--그래도요, 이분에는 삼형재가 오랜 만에 다 모였슴니다.
--무신말이냐? 두 집밖에 안 보이는데
--아참 필리핀 동상 대신에 재수씨가 이틀 전에 다녀가시썸미다. 필리핀서 보낸 망고하고 사과를 직즙 가이고 추서게는 근무해야 한다고 미리 댕기가습미다..

--그걸 왜 인제 말하노?

--말씀 안 드려도 모등걸 다 헌하게 깨뚤고 계시기에~

--그냥 아는거 하고 니가 고하는거 하고 하눌과 땅맨치 다르거등!
--그래도 이분에는 석 집이 다 참슥항거는 잘항거 아입니까?

--그거야 가들이 잘항거지!

--모등기 마지 책임이라고 하시짜나유. 그만 동생 둘이 잘해써만 지도 잘항기 되는거 그기 당연한 이치 아입니까?

--

--우째 대답이 읍습니까?
--

--그만 잘못항거로 하고 종아리 걷을까요?

--

--아부지요, 대답좁 해보이소! 아부지요!, 아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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