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더불어

전화위복

임재수 2023. 2. 20. 13:18

점심을 먹고 있는데 긴급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 운행 도중에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했다. 창문인지 차문인지 자꾸 닫히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문에서 나는 소리면 급할 것도 없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 차 안에 갇혀서 못나오면 어쩔거냐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하눌님과 비슷한 마눌님의 지엄한 명령이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차 열쇠를 찾아서 나섰다. 

 

내가 타고 출동해야 할 차는 마을 입구 회관 앞에 서 있다. 시내에서 들어 오다가 마을 행사장에서 한잔 마시고는 집으로 걸어왔던 것이 며칠 전의 일이다. 그래서 다시 걸어서 가는 도중에 저 멋진 풍경을 목도했다. 긴급 출동 중이라는 사실도 잠시 잊고 전화기를 꺼내서 사진으로 담았다. 그러다가 임무수행 중임을 깨닫고 황급히 차량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전화를 받았다. 출동 명령을 취소한다는 전화였다. 그래서 다시 돌아와 느긋한 마음으로 몇 장 더 담았다.

 

전화로 지시를 받고 난 뒤 불평하지 않고 말 잘 들었더니 이렇게 복이 굴러들어 왔다. 아마도 이런 일을 두고 전화위복이라고 하는가 보다. 

 

그런데, 헝아야!  한자로 쓰만 電話爲福이 마자여? 

==========================
"불평하지 않고 말 잘 들었다"는 말을 해놓고 보니 쪼매 찔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속으로만 투덜거렸지 대 놓고 불평한 건 절대로 아닙니다.
21일 오전에 다시가서 추가로 몇장 더 올립니다.

 

2월 21일 오전에 추가로 촬영한 사진 이하 모두 같음

'자연과더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른살벚꽃  (0) 2023.03.27
봄소식  (0) 2023.03.12
꽃샘추위  (0) 2023.02.18
눈오는 날  (0) 2023.02.10
성씨가 우예대노?  (0) 202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