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중학교에서 남녀학생이 수위를 다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그 수위 경쟁에서 기술(가정)과목이 승부를 결정 지을 때는 교무실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특정 과목이 너무 쉬워서 남학생(여학생)이 유리했다는 언쟁이다. 담당과목 교사만이 아니고 남학생반 여학생반 담임까지 가담해서 논쟁은 뜨거워졌다.
수능에서 이런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표준점수다. 개인이 얻은 득점을 그 과목(집단)의 평균점수와 비교하고 또 표준편차 등도 반영하는 것으로 기억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어디까지나 가정이고 극단적이지만)를 들어 보겠다.
기시다는 일본어에서 100점을 받고 메르켈은 독일어에서 98점을 얻어서 각각 1등이었다. 과거의 남녀공학 중학교에서는 하던 기준으로 보면 기시다가 1등이다. 그런데 일본어 과목의 평균은 80점에 99점을 받은 2등이 5명이나 되고 독일어 과목의 평균은 50점에 2등은 85점 3등은 78점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면 기시다보다 메르켈이 더 잘 했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은 학생과 수석이 된 학생이 다르단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나머지 공통과목에서 두사람 모두 만점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전과목 만점인 기시다보다 독일어에서는 만점을 못 받은 메르켈이 수석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렁께 쉬운 과목 100점보다 어려운 과목 98점이 더 낫다" 이말이네. 올리고 나니 옆에서 명쾌하게 말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