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더불어

처마밑곶감

임재수 2022. 11. 4. 18:01

처마밑곶감

땅과더불어

2020-01-15 12:06:34


“누가 이딴걸 먹게써?”
“생긴거보단 마슨 이써!”
“때깔이 나야 하는데 거무티티항기 영~”
“고운 거는 다리가 마이 만등께 우리는 상대가 안대여. 그렁께 옌날 꼬깜으로 구세대의 향수를 자그카는 거여”
“글쎄 그기 통하까? 그런데 쪼매 비싸다”
“당근이지, 자연건조자나!”
“머?”
“얼미년인가 운젠가 날씨때매 꼬깜 폭싹 써거서 버린거 기억나여?”
“그건 우리 사정이지”
“생산가정에 발생하는 모든상항을 원가에 반영~”
“먼마리여? 한국말로 하자구!”
“엄~ 이를테면 음석장사는 팔다가 나마가이고 버리는것도 웡까에 너어야 하고”
“그래서?”
“술장사는 외상 놧다가 띠~는거까지 개산해야 댄대여”
“ㅉㅉ 어데서 주서 드른건 이써 가이고. 마른 그럴듯 한데 고걸 누가 인정해 주냐고~?”
“알아 주것지”
“그건 당신 생각이여, 아무튼 때깔 좋은 거보다 싸지는 몬해도 비싼거는 절대 안대”

오늘 [상주생각]에 곶감을 조금 내놨습니다. 전통적 방식으로 자연 건조한 것입니다. 집 뒤 언덕 두 그루의 감나무에서 딴 것과 원예조합 공판장에서 구입한 것이 모두 열 접 가까이 되었습니다. 가을날 저녁 내외가 마주 앉아서 깎았습니다. 솜씨는 없지만 감자 깎는 칼로 여러 날 걸렸습니다. 그 옛날 엄마와 누이들이 호롱불 밑에서 밤잠을 설쳐 가며 고생했던 일들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처마 밑에 달아서 말렸습니다. 우리 식구 그리고 형제자매간에 반은 나누어 먹고 반은 남을 듯합니다. 그래서 나머지를 상주생각에 내 놓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처마밑곶감]이라 이름도 짓고 상표도 붙였습니다. 상표(이름도 상표가 되는지??) 등록까지 할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약간 검은 빛이 감돌고 하얗게 분이 나던 옛날 곶감이 생각나시면 [상주생각]을 찾아 오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양이 많지 않은데 자랑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상주로컬푸드협동조합 조합원 밴드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2015년에 곶감 썩어서 버린 이야기는 여기에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limjaesu/posts/939286946147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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