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42일더
웃음과더불어
2020-12-31 11:50:49
“머해여?”
나드리라도 함께 가자는 줄로 알고 나는 김치국부터 마시며 새벽부터 부산하게 짐을 꾸리고 있는 경*를 향해 물었다..
“그동안 나랑 항께 사니라 마이 지쳤지? 신머시라카더라? 암튼 그양반 무쟈게 착하다는 풍문잉께 말 잘 들어야 하는거 명심하랑께”
“아니 먼 말이여 시방? 살다가 보만 짜증도 나고 그렁께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사는 거 아이라? 누구나 다 그렁거 아잉가? 그깐 일로 벌써 짐을 싸다니 시상에 이런 처사가 어대 이써?”
그러자 경*는 옆으로 턱짓을 했다. 거기에는 새해 달력이 걸려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서 그냥 서 있는데 대답이 나왔다.
“갈 때가 다 댔수”
“이거 왜 이러슈 아직 42일 더 남아써유. 내년 2월 11일까지 하루도 에누리 모항께 그리 아소!”
내 말이 끝나자 경자는 싸 놓았던 짐을 다시 끌렀다. 마지 못해 하는 듯한 그 모습에 내 마음도 참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