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 줄까요!
소소한 일상
2021-10-10 11:45:53
--유세차 신축년 구월 정해삭 초오일 신묘 효자재수 감소고우~
--대따 고만 술이나 한잔 따라라!
--요건 산즉이고 저건 쪼구라요, 속도 안 조으싱께 술만 말고 안주도 좀 잡사요.
--배차적은 왜 읍나? 상도 항개밖에 안 차린네?
--코로나 때매 모두 몬 온다캉께 심이 안나 모해써요. 아부지 엄마 싸 가실래요?
--아서라, 이우제 불러가이고 한잔 농가 머그만 조차나?
--그럼 판이 커져요. 글고 요새는 그렁거 잘 먹도 안하구요
--누지베 제사인지 기억하고 새복까지 사랑에 놀민서 기다리다가 어드 머건는데?
--시상이 빈해써요, 영감 떠난 후 모두 배가 불러서 이까이거론 어림 읍서유!
--고만 먹고 가자! 근데 이 봉투는 머냐?
--쪼매 차링께 도니 나마서요.
--남다니? 그리고 무슨 돈?
--아부지 엄마 대접하라고 아들딸들이 보낸 돈이라요.
--그어선 이런 거 항개도 필요 읍다.
--그럼 우째요? 냉기 주신 청주 내가 마싯다고 접때도 사또가 불러서 갓더니 행령인가 먼가 했다고 볼기칠라고 하던데유!
--그건 니가 동네방네 자랑하고 댕긴 탓이고.
--돌리 주만 대잔아!
--그걸 어떠케?
--개자번호 물어 가이고 부치만!
--머라고 말하까요?
--그카만 안댄다. 털거지 잡는 거로 오해 사고 이만 상한다카이!
--지가 바로 그말이라요! (겉으로는 그러면서 속으로는) 앗사라비야, 땡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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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아버님 제사 모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