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군대
웃음과더불어
2019-05-17 19:19:02
민국 95년 2월에 두 왕이 회동하였다. 금상은 수나라 왕이지만 며칠 후면 당나라 왕이 즉위할 차례였다. 오년마다 돌아 가면서 중책을 맡기로 언제부터인가 그리 되었다. 서로들 가슴 속에 앙금은 남아 있지만 부딪치면 공멸이라는 것을 알기에 화기애매하고 가축적인 분위기에서 가시돋친 덕담이 오고 갔다.
판이 깨진 것은 총융사의 군례때문이었다. 즉위도 하지 않은 당왕에게 금상에 준하는 예를 올린 것이 수왕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이다. 벌써부터 권력의 축이 당왕으로 기우는 것이 못마땅했는데 심복으로 믿었던 사람마저 신왕에게 아부하는 것에 울화가 치밀었다. 생각같아서는 삭탈관직하고 유배라로 보내려다 참고 그냥 한마디 내 뱉았다.
"이거 머 당나라 군대도 아니고 ㅉㅉ"
"머요? 당나라군대? 내 앞에서 그런 말을 입에 담다니 시방 판을 깨자는 거유?"
"기강이 서지 않은 군대를 두고 당나라군대라카는 건 남자들은 다 아는 말이요"
"자파들이 나를 보고 헐뜨더민서 닭이라 하고 닥나라 군대라 카는거 나도 다 알아유"
"ㅎㅎ 참 기가 마켜서 내원~"
"당신보고 스왕이라 카는 사람도 있다고 합디다"
"스왕이라니?"
"곳간의 나락을 축내는 거시기를 가리키는 머 있잔소?"
"수나라와 서나라는 발음이 엄청 다른디~"
"다르긴 머가 달라요 수왕이나 스왕이나 기껏해야 점하나 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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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군대"를 "닭나라 군대"로 흑판에 적으면서 훈화를 했다는 이야기를 옛날에 들었는데 기억이 불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