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형제자매 누구 말을 믿어야 합니까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계시는 분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형제자매가 부모님을 모시기 계시는 분 모두 명심하세요
나이들어서 치매초기 증상일 때의 아버님(어머님)께서 형제자매간의 우애를 손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제삼자가 보기에 분명한 치매 증상일 때는 자녀들도 아버님(어머님)의 말을 신용하지 그대로 믿지 않겠지만 치매 현상 아주 미미한 초기 증상일 때 모시고 사는 며느리(또는 사위나 딸 아들)에 대한 불평이나 험담을 할 때 같이 살지 않는 자녀들이 어찌 부모님의 말씀을 믿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내 어머님의 말을 믿고 형수님(형이나 누나나 매부나)에게 서운한 말을 하는 순간 형제간의 우애는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맙니다. 누구의 말을 믿느냐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순간입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지요. 저는삼남삼녀 육남매 중 위로 누님 한분이 계시고 동생이 넷인 장남입니다. 삼십 여년 전 아버님께서 별세하시고 어머님께서 삼년전에 세상을 뜨셨습니다.
혼자 시골에서 사시면서 농사일을 하시면서 사시다가 여러 가지로(파킨슨병 진단) 편찮으셔서 읍내에 있는 저의 집에 오셔서 소위 출퇴근하는 요양원에 1년을 다니셨습니다. 노인 요양 보험이 적용이 되어서 자부담 다해야 20만원 미만원인데 노인네 한테는 그것도 아까운 모양이었습니다. "괜히 점심한끼 얻어 먹는데 ??만원이나 받아 먹네" 사실 노인들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값진 것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이상한 행동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현금 몇 만원 정도를 어디에다 두었는지 모르고 못 찾아서 가방 여기 저기를 뒤지는 것이 잦아 지기 시작했습니다. 십분 2십분 정도 찾으면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말합니다. "여기 아무도 가져 갈 사람 없으니 잘 보이는 곳에 둬요"라고. 그런데 그런 일이 몇 번이고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고 짐작해 보니 같이 사는 제 옆지기를 못 밑는 눈치였습니다.(아직 그런 판단력은 있어서 전혀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차마 틀어 놓을 수 없는 오해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이 많은 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행히 누님께서는 더 나이가 많은 시어머님(사돈어른)을 모시고 있었던 관계로 대충 눈치를 채고 있었던지 저에게 당부를 했습니다. "나이 많으면 다 그렇게 되니 네가 참고 이해하고 중간 역할을 잘 해라"당부를 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님께서는 우리 형제간의 의리를 갈라 놓을 의도는 없으셨던지 우리 육남매 중 오남매가 문경 영순에 있는 여동생 집에 김장하러 함께 모였을 때 이상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에 누님과 상의하여 요양원으로 모셨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님께는 죄송한 일이었지만 다행히 형제들이 다 이해를 하고 우애를 손상하지 않았습니다.
파킨승 병으로 이대부속목동병원에 계실 때 옆자리의 노인 환자의 경우입니다. 일요일에 딸들이 어머니를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저녁 때쯤 딸들이 가고 난 뒤에 노인 환자가 배변이 잦았습니다. 그 분 며느님의 푸념 "오랜 만에 만나는 딸들은 효도한다고 맛 있는 것 많이 드리고 나면 뒷처리는 우리 며느리의 차지"라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혈육은 물론 부모님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일찍 저 세상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나면 나머지 세월은 형제자매와 함께 보내게 됩니다. 부모님과 형제자매 누구를 믿어야 합니까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물론 그런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참으로 복받은 사람입니다. (2013.9.7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