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더불어

너는 아직 얼라!

임재수 2024. 5. 10. 19:05

"왜불러! 왜불러" 작심하고 모처럼 열심히 일하는데 전화기에서 노래가 울렸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전화이라고 잠시 망설이다가 받았다. 마을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골라서 받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어제 0성0씨 앞으로 보낸 택배에 동 호수가 없다는 배달사원님의 연락이었다. 수취인이 전화를 안 받으니 반송할 수밖에 없다고 하시는 걸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요즘 내 기억력이 한심하지만 이 건은 발송인이 누구인지 기억이 났다. 일단은 발송한 분(송장에 나오는 발송인은 나이지만)에게 전화를 했다. 내외분이 모두 받지 않으셨다. 컴퓨터를 뒤지러 집을 가다가 발송인 댁을 먼저 찾았다. 주소 적었던 종이 쪽지를 달라고 해서 확인하니 "군포시 금산로 91 래미안하이이스아파트 104호"였다. 여러 번 보냈지만 지금까지 잘 들어갔다는 말씀이셨다.

전화를 해서 104호라고 말씀드리니 그 아파트 동이 얼마나 많은데 104호만으로 배달할 수 있느냐는 말씀이었다. 반송하시라고 말씀드리고 돌아 나오다가 수취인에게 직접 전화를 넣었다. 다행히 연결이 되어 100동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배달기사님과 통화를 끝내고 나오다가 다시 쪽지를 받아서 100동이라고 보충해서 적어 드렸다.

어제(5월9일) 택배사에 접속을 해서 주소를 입력할 때 몇 번이고 확인한 사항이었다. 위의 주소를 입력하니 "경기도 군포시 금산로"와  " 91, 104호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라는 상세주소로 자동분할이 되었다. 그리고 잘못입력(종이에 적힌 대로지만)한  "하이이스아파트"를 "하이어스아파트"로 수정하고 우편번호까지 자동으로 들어갔다. 인공지능이 대단한 수준이라고 감탄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똑똑한 줄 알았던 인공지능이 동호수를 빼먹은 것은 찾아 내지 못했다. 그래서 한마디 한다.
"똑똑칸 측 나서지 마래이! 너는 아직 얼라라구, 알간?"

============

얼라=아이=AI

제가 경황이 없어서 우왕좌왕했는데 바쁘신 중에도 친절하게 여러번 전화 주고 받으면서 기다려 주신 장재열기사님(CJ 대한통 경기 뉴산본 소속)께 감사드립니다.

'세상과더불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박  (0) 2024.05.30
사고 싶어?  (1) 2024.05.26
격려와 감독 사이  (2) 2024.04.26
가는 세월  (0) 2024.03.25
미끼 상품  (0)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