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법인카드 나도 가지고 다닌다. 처음에는 마구 써도 되는 줄 알았다. 대표님 앞으로 문자도 날아 오고 통장에도 흔적이 다 남는다. 그러니 귀찮게 영수증 따로 챙기고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만 알았다.
카드를 사용하면 세금 계산서가 자동발급이 되는 것은 틀림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언제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 나오지만 무엇을 구입하여 어디에 썼는 것까지는 알 수 없다. 부가세나 법인세 등 세무회계 자료로는 충분하지만 동료 조합원들을 납득시킬 자료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집안 여기저기 핸드백 서류 상자 구석구석 그리고 쓰레기통까지 뒤지고 다녔다. 개인 영수증과 법인 것이 뒤섞여 있는 것을 어두운 눈으로 구별하자니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발버둥 쳐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다. 단톡방에 남아 있는 다른 조합원들의 구입 요청과 (내가 올린) 구입 결과 보고 등을 근거로 구입내역을 추적했다.
팔푼 : ㅉㅉ 니는 층문해도 안 보냐?
칠푼 : 보만 머해여 소게 천불만 나지!
팔푼 : 진수기 하는 거 보고 좀 배아!
칠푼 : 먼말이여?
팔푼 : 영수정 그렁거 항개도 필요 읍서
칠푼 : 으잉?
팔푼 : 쓸-만-한-대-썻-슴-미-다-하고 무조건 우기만 대여!
칠푼 : 아하, 그러쿠나!
온푼 : 칠푼아 야가 하는 말대로 따라하만 클나여!
칠푼 : 그건 왜?
온푼 : 그 여자한테는 용산이라는 큰 빽이 있지만, 니는?
칠푼 : 업서!
온푼 : 그만 지금까지 하던대로 해!
칠푼 : 조타 말았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