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시간에 전하께서 하문하셨다.
“왜 이리 날씨가 덥습니까? 하(夏)나라 군사들은 아직 물러갈 기세가 없답니까? 도대체 추(秋)장군은 뭘 하고 있답니까?”
좌의정이 아뢰었다.
“전하 추장군은 하나라 염(炎)장군의 적수가 못 되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寒)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시옵소서. 압록강 건너 설(雪)장군이 백만의 대군을 거느리고 대기하고 있답니다.”
그러자 우의정이 나섰다
“우(雨)군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추장군을 두고 그리 말씀하시면 아니 되지요. 게다가 한나라 설장군을 불러 들이다니 큰일 날 말씀이오”
그러자 다시 좌의정이 나섰고 격론이 벌어졌다.
“큰일 난다니 그 무슨 망발이오?”
“하나라 임금한테서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는 첩보도 있고 병사들이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답니다.”
“확실한 정보요?”
“이 달 말까지만 더 기다려 보심이 좋을 듯하오. 추장군이 출정하면서 하신 다짐도 있고 하니”
“염장군을 상대할 자는 한나라 설장군밖에 없어요. 괜히 시일만 끌다가 피해만 늘어난단 말이요”
“피해도 많지만 얻는 것도 있습니다. 게다가 설장군과 그 휘하의 장졸들도 포악하기가 염장군 못지 않습니다. 지난 겨울 얼어 죽은 백성들~”
“아니 포악하다니 그 무슨 말씀이오? 대국의 장수를 하나라 오랑캐 따위와 같은 선에서 비교하다니 제정신이오?. 어차피 연말에 사신이 되어 입국하실 것이고 두어달 머물다 가는 것이 아니오? 조금 일찍 불러 들이면 좋겠다는 말이오”
“지금 와서 내년 봄까지 다섯 달 동안 주둔하면 백성들의 농사는 파탄이 납니다. 그리고얼어 죽는 백성들이 아마 속출할 것입니다. 사신으로 와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리고 설장군이 오랑캐들을 물리친 후에도 계속 버틴다면 무슨 명분으로 물러 가라고 요구하겠습니까? 그 순간부터 우리는 영원히 한나라의 속국이 될 것입니다.”
“허허 참 답답한지고? 하나라 병사들의 횡포가 당장 눈에 보이거늘 두어 달 후의 걱정을 미리 하고 있다니~”
때가 되었지만 물러 가지 않고 버티는 무더위가 지긋지긋해서 설장군을 불러다 혼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무슨일이든 갑론을박 난상토론을 벌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이니까
2016년 8월 19일(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