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일상

대형 사고

임재수 2025. 7. 19. 07:58

결국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사이소를 통해서 주문 받은 월요특가 양파 20건(24상자)을 모두 엉뚱한 곳으로 발송했던 것이다.

16일 오전 10시에 KBS "여섯시의 내고향" 촬영팀이 온다고 했었다. 그래서 조금 미리 나가서 둘러 보다가 전화를 받았다. 양파를 주문한 적이 없는데  배송 알림 문자룰 받았다는 말이었다. 집으로 들어와 종이에 출력한 목록을 사이소에 접속하여 주문자 목록과 대조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귀신 곡할 노릇이라고 한탄만 하고 있다가 택배 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전날 접수한 건을 찾아보니 이름만 같고 전화번호와 주소가 전혀 달랐다.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일단은 저쪽 배송원께 전화를 넣었다. 반송을 부탁하니 정식으로 접수를 하라는 답변이었다. 택배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반송 접수는 처음이라 천신만고 끝에 성공을 했다.

한숨을 돌리면서 촬영장으로 가려는 순간 다른 곳에서 전화가 왔다. 역시 주문한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접속해서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20개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모두 엉터리였다. 내려 받은 자료를 조금 손봐서 택배사이트에 그대로 올렸으니 하나만 틀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조금이라도 컴을 사용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나만 고치고 끝내려고 나만 몰란던 것인가?

출력한 자료는 분명히 맞는데 도저히 그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또 다시 정신이 들었다. "원인을 찾는 것은 나중 일이고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거야" "반품 접수를 지금 하면 저쪽 사원이 배달을 중지하고 즉시 반송 처리하면 하루가 빨라질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며  접속을 하다가 다시  마음이 바뀌었다. 갈팡질팡 우왕좌왕은 그날의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착오로 잘 못 보낸 양파를 회수하기 위해서 택배사에 반송을 의뢰했습니다. 받았던 장소에 그대로 두시면 내일 중으로 택배기사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5.7.16 가리점마을 관리자 임재수" 이런 문자를 먼저 발송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잘못 배달 된 곳이 대부분 단골 고객이었다.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그냥 드시라는 말은 못했다. 계좌 번호 알려 달라고 한 뒤에 입금해 주신 분이 꽤 많았다.  "손해가 많을 것이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는 격려문자를 보내신 분도 있었다.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 참으로 고마운 이웃들이다.

필요 없다는 건 그리고 연락이 없는 건들은 저녁 늦게 반품 접수를 했다. 주문을 하고도 못 받은 분들께도 늦어서 죄송하다는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어제 18일에 배송을 끝냈다. 아마 오늘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어제도 반품 6상자가 도착했다. 

--ㅉㅉ 칠성이도 이제 그만 둘 때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거야!
--해고유도 아닐까?
--그게 무슨 말이고?
--일하기 싫어서 잘리고 싶어서 잔머리 ~
--야, 그 그걸 마 말이라고 하냐?

=====
왜 이런 사고가 났을까 짐작이 가는 바가 있지만 다음 기회에~

'소소한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변2  (0) 2025.07.12
사례발표  (0) 2025.03.22
유치○ 놀이  (0) 2025.03.03
봄날은 갔다.  (0) 2025.02.19
눈길  (0) 202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