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우리집을 방문한 동기가 차에서 내리면서 한 말이었다. 사이버 공간에 올린 사진과는 달리 집안의 정리정돈은 엉망이라는 뜻이렸다. 사진이라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면도 많다. 무엇을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저녁을 차리면서 창너머로 한창 피고 있는 배롱나무 꽃을 바라보면서 "액자 같다"고 옆사람이 말했다. 옥천 이원 묘목축제장에 구경갔다가 사와서 심은 것이다. 두어 그루는 심었지 싶은데 저거 하나만 성공했다.
저녁 먹으려고 숟가락 들다가 나가서 찍었다. 해가 지고 어둡기 전이 사진 찍기 가장 좋은 시각이라는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이쪽에서 찍고 저쪽에서 찍고 그러다가 보니 큰집에 핀 백합(나리인지 잠시 헷갈림)도 보였다. 뒷집으로 가는 길의 겹삼엽국화도 한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