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전화
바쁘게 일하는데 쓸데없는 전화가 오면 정말로 짜증이 난다. 그날은 이슬도 마르기 전에 고사리밭으로 나갔다. 귀(족)농(부)이란 말을 듣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면서 열심히 풀을 뽑았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왔다. "아, 누구여!, 모처럼 맘잡고 일하는데" 무시할까 했는데 계속 울렸다. 섶을 헤치고 전화기 담긴 바구니까지 갔다. 이슬과 흙으로 범벅이 된 장갑을 벗었다. 장갑속까지 스며들어 젖은 손을 윗도리 아랫도리에 매매 닦았다. "안녕하세요 인터넷 통합가입센터입니다~"정말로 쌍욕이 튀어 나왔다. 다행히 옆에서 듣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은 논농사 그만 두었지만 논에서 그런 경우가 더 많았다. 어디선가 하소연을 했더니 하라고 가르쳐 준다. 내 기기에 저장된 번호와 그렇지 않은 전화번호가 소리로 구별되는 방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