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더불어 65

머 이렁걸 다!

상주생각에 납품하기 위해서 저온창고에서 겨울을 난 배추를 다듬었다. 그냥 먹어도 되지 싶은 것(껍데기)을 옆사람은 사정없이 벗겨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비자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논리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외바퀴 손수레에 싣고 뒤뜰 논 옆의 퇴비장으로 가서 버렸다. 그런데 지나 가시던 아지매 한 분이 보시고는 수레를 끌고 와서는 몽땅 싣고 가셨다. 닭이 아주 잘 먹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에 또 버렸더니 다른 아지매가 보시고는 한 웅큼 골라서 가셨다. 이번에는 사람이 먹는다고 하셨다. 그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오늘 배추 한 포기를 갖다 드렸다. 자동차 검사겸 상주 생각에 납품하러 가는 길이었다. 다른 이웃들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동네 사람에게 ..

이웃과더불어 2023.03.31

도아 줄라카만

마을 친구 하나가 장터 한 모퉁이에다 주막을 차렸다. 힘들게 시작한 사업 주막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밀어 주라고 아우들을 모아놓고 현덕이 부탁을 했다.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장비가 유달리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며칠후 이웃 마을 조조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런 식으로 장사를 하면 안 된다. 강압적으로 손님을 끌고 가다니 고소하겠다. 아우들 단속 제대로 하라"고 흥분해서 쌍욕을 퍼부었다. 낌새가 이상해서 둘러 보니 장비가 안 보였다. 가서 잘 살펴보고 오라고 믿음직한 관우를 주막으로 보냈다. 도착했을 때는 주막이 비좁을 정도로 손님들이 넘쳐났다. 졸개들 여러 명이 술상도 나르고 부엌에서 불도 때는 등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목소리 높여서 지시를 내리는 장비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

이웃과더불어 2023.03.28

산천 의구?

육개월에 불과했지만 우리의 꿈과 추억이 남아 있는 모교 자리이다. 공식적인 명칭은 [은자골권역활성화센터]이고 숙박시설과 회의실 주방 등을 갖추고 있으며 체험 휴양도 가능한 곳이다. 며칠 전 그러니까 눈이 내린 2월 10일에 정기총회가 있었다. 11시에 열리는 줄 알고 갔더니 2시란다. 착각 덕분에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피사체만 바라보며 앞으로 뒤로 이동하다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멋지게 포장한 배구장(족구장)위를 비에 젖은 눈으로 덮어 놓았다. "누구여 노루 자블라고 참지름 발라 놓았는데~" 내 놀던 황룡 초등 오늘와 다시 보니 산천 의구란 말 옛 시인의 허사로고 그 옛날 정든 흔적 사라지고 없구나 손때 묻은 건물이 헐리고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선 건물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해서 넋두..

이웃과더불어 2023.02.14

절임배차

--올개는 절임배차로 주문햇따 --비싸자나? --빌로 안 비싸여! 그리고 절이고 씻는거 이제는 힘들어서 모한다네 --좀 핀하기 살 때도 댓지! --삼만 몇처넌이라카던대 사마넌은 안 된대여! --머 그키 싼대가 인노? --사이손가 상주생각에선가 그래 판데요 --그만 가리점 가서 사만 더 싸겟지? --안 그러타카던데 칠성이 한태 저나 해봐! --어이 칠성아, 절임배차 거기 가서 사만 얼매냐? 머라고 사만 팔처넌? 야가 헛소리 하네! 친환경(무농약)으로 재배한 배추를 원료로 한 가리점마을 절임배추는 [사이소]나 [상주생각]을 통해서 구매하면 더 쌉니다. 사실은 여기에는 비밀아닌 비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정이 있습니다. 경상북도에서 지원하는 20% 할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함께 돕는다는..

이웃과더불어 2022.11.06

최대주문량

최대주문량에 대한 오해 가리점마을 절임배추 배송을 11월 7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경상북도 고향장터인 [사이소]를 통해서 예약주문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주문이 들어 왔다. 같은 주소에서 다른 사람이 각각 1상자씩 주문을 하셨다. 전화 번호도 끝 자리 넷은 같다. 시간차를 두고 들어 왔으면 모르고 넘어 갔을 것이다. 연속된 주문이라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두 분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외간에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밖에서도 주문하고 안에서도 주문하였으니 중복주문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나의 추론이었다. 모르는 척하고 그냥 넘어갈 생각도 했다. 망설임 끝에 고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확인하는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 보낼 문구를 다듬다가 [최대 주문량이 1상자라고 사이소에 올린 것..

이웃과더불어 2022.11.04

사이소에서 만나는 세상

사이소에서 만나는 세상 이웃과더불어 2022-08-14 12:54:32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자랑만 하면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지요?. 매를 맞을 때는 맞더라도 잘못한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말하는 것이 순리이겠지요? 사이소에서 판매한 가리점마을 농산물 그동안 우여곡절도 조금 있었습니다. 받으신 옥수수가 마음에 안든다는 연락이 와서 생산자에게 상의했더니 두 말 없이 반품에 동의하셨습니다. 신선도 유지를 껍데기를 까지 않고 발송하다보니 그랬답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할 것으로 추측하지만 불만 제기 없이 넘어 가시니 고맙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된장은 포장 과정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1키로 짜리 병마개를 단단히 조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교환을 원했지만 묵은 된장이 바닥이 나서 햇된장으로 보낼..

이웃과더불어 2022.11.04

책상하나도

책상하나도 이웃과더불어 2022-04-04 16:48:08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 구경하는 도중에 책상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설합도 없고 상판에 다리만 넷 달린 단순한 구조였다. 편백나무 원목에 무도장 제품이다. 주문을 하려고 하다가 잠시 보류했다. 상주에도 그 가구 대리점이 있으니 함께 가보기로 했다. 학교에서 정보부장을 맡았던 시절 램 등의 부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해서 끼우고 다룬 적이 있었다. 내 딴에는 학교 예산을 많이 절감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안 것은 조금 지난 뒤였다. 지역 업체들의 입장을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였다. 아무튼 어제 오전 시내 볼일이 있기에 나가서 외답쪽에 있는 00가구 대리점을 찾았다. 구경 삼아 한바퀴 둘러보니 그것도 없고 비..

이웃과더불어 2022.11.04

그냥먹고올걸

그냥먹고올걸 이웃과더불어 2021-12-27 16:13:09 뒷집 할머니가 오셨다. 텔레비전이 소리가 안 난다고 하신다. 아침부터 안 나왔지만 너무 추워서 이제야 오셨단다. 가 보니 볼륨을 낮추었을 뿐이다. 이놈의 텔레비전에도 볼륨이 있고 셋탑박스에도 볼륨이 있다. 텔레비전은 자체로 전파를 받을 수도 있고 외부 입력장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에게는 완전히 수리치기 수준이다. 셋톱박스 텔레비전 모두 멀티탭 하나에 연결하고 멀티탭 스위치 하나만 끄고 켜도록 해 드리는 것이 어떤지 생각해 볼 일이다. 온돌 침대도 조절기에는 손을 댈 일이 없도록 다른 스위치를 달아 드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스위치가 또하나 더 생겨서 더 혼란스럽다는 반론도 나올법 하다. 아무튼 자녀들과 주변의..

이웃과더불어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