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생각에 납품하기 위해서 저온창고에서 겨울을 난 배추를 다듬었다. 그냥 먹어도 되지 싶은 것(껍데기)을 옆사람은 사정없이 벗겨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소비자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논리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외바퀴 손수레에 싣고 뒤뜰 논 옆의 퇴비장으로 가서 버렸다. 그런데 지나 가시던 아지매 한 분이 보시고는 수레를 끌고 와서는 몽땅 싣고 가셨다. 닭이 아주 잘 먹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에 또 버렸더니 다른 아지매가 보시고는 한 웅큼 골라서 가셨다. 이번에는 사람이 먹는다고 하셨다. 그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오늘 배추 한 포기를 갖다 드렸다. 자동차 검사겸 상주 생각에 납품하러 가는 길이었다. 다른 이웃들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동네 사람에게 ..